안녕하세요:) 콘텐츠계를 떠도는 왜소행성🪐, 플루토입니다!
여러분,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영화 오타쿠', '헤모글로빈의 시인'
이게 어떤 영화감독에 대한 이야기인지 아시나요?
바로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스타일의 감독으로 유명한 🔥쿠엔틴 타란티노🔥예요!
실제로 타란티노는 안 본 영화가 없을 때에는 봤던 것을 또 봤을 정도로 엄청난 영화광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그의 작품엔 과거 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주를 이루고 지금 봐도 웃긴 B급 요소와 찰진 대사들도 쏙쏙 박혀있어요.
오늘은 이러한 타란티노의 작품 중 B급 액션 영화들의 오마주로 키치함이 가득한 영화인
<킬 빌1>에 얽혀있는 몇가지 연출 포인트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해요 🙃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킬 빌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아요.
🪐 줄거리
어느 한적한 오후, 행복한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신부, '더 브라이드'
하지만 의문의 조직원들에 의해 그녀의 신랑과 모든 하객들은 처참하게 살해당하고
브라이드 또한 피로 얼룩진 웨딩드레스와 함께 의식을 잃게 된다.
그로부터 5년 후,
코마상태에서 깨어난 브라이드는 피로 얼룩진 과거를 다시금 떠올리게 되고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 이들을 향한 가장 잔인한 복수를 실행하게 되는데...
과연 브라이드는 차가운 복수를 성공할 수 있을까?
🪐POINT 1. <킬 빌> 속 오마주!
영화를 딱 보고 나면 🙊"그 장면 혹시..?!", 🙉"그 음악 혹시..?!"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마주가 인상적인 작품이에요. 그래서 킬빌은 ‘오마주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영화광인 타란티노는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을 자신의 영화로 끌어들이는 행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일종의 '트리뷰트'라고 생각한다고 해요! (🪐:여기서 트리뷰트는 영어로 조공, 헌정을 뜻해요)
그래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장면이 일본이나 중국, 미국 영화의 오마주인데, 놀라운 것은 그 모든 씬들을 이용해 타란티노만의 개성있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거예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보면, <킬 빌-1부>는 일본의 챤바라 영화 스타일을, <킬 빌-2부>는 무협영화 스타일을 오마주 했다고 해요.
🌠 첫째. 킬 빌의 원작? <수라설희>
<킬 빌-1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영화는 1973년에 개봉했던 후지타 토시야 감독의 <수라설희>예요. 워낙 많은 부분을 오마주했기 때문에 ‘킬빌의 원작격이다’ 라고 말하는 분들도 많은 작품이죠
- 수라설희 속 캐릭터와 서사 오마주
수라설희는 코이케 카즈오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한 영화인데요. 여기에는 우산으로 둔갑한 칼을 들고 부모의 원수를 죽이는 ‘수라 유키히메라’라는 캐릭터가 등장해요. ‘부모의 원수’와 ‘칼’, ‘기모노’ 이 포인트만 봐도, 킬빌의 오렌 이시이 캐릭터는 수라 유키히메라를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또한 주인공이 일본도를 들고 원수를 죽인다는 설정도 여기에서 따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네요.
- 수라설희 속 이미지와 구도 오마주
주인공 브라이드(우마 서먼)가 오렌 이시이(루시 리우)와 눈이 내리는 정원에서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킬빌의 하이라이트 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보이는 하얀색 기모노와 설원, 그리고 그 위에 뿌려지는 선혈의 이미지 또한 ‘수라설희’에서 그대로 가져온 이미지예요. 흰색과 붉은색의 대비적인 이미지로 역설적인 아름다움까지 느껴지는 장면이죠.
또한 킬빌에는 오렌 이시이의 어린 시절이 담긴 컷이 나오는데 이것도 이미 수라설희에서 먼저 선보였던 컷과 대사이고, 브라이드가 복수해야 할 인물들을 회상할 때 사용한 구도도 수라설희에 나온 구도와 거의 비슷하죠.
이를 종합해보면 수라설희는 킬빌의 어미니격인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캐릭터 설정, 플롯, 구도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킬빌과 결이 같기 때문이죠. 다만, 수라설희에 사용된 액션 장면들은 킬빌보다는 화려하고 오락성이 짙지는 않다는 차이가 있지만요 😉
🌠 둘째. 보다보니.. 누가 자꾸 생각나는데? <이소룡>
이소룡은 액션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액션 영화의 아이콘 그 자체인데요. 그래서인지 수많은 액션 영화에서 오마주되었어요. 당연히 킬 빌에서도 그의 흔적이 남아있죠. 🔎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브라이드가 녹엽정 전투씬에서 입었던 노란색 트레이닝복과 아식스 운동화는 이소룡이 <사망유희>에서 입었던 착장과 동일해요. 또한 크레이지 88 부대원들이 쓰고 나온 검은색 가면과 양복은 미국의 TV 시리즈로 유명한 <그린 호넷>에서 등장한 케이토의 착장과 같죠. (여기서 케이토 역이 이소룡이 맡았던 역할이에요)
그렇다면 녹엽정 전투씬은 '사망유희 속 이소룡의 노란 트레이닝복을 입은 브라이드'가, '그린호넷 속 이소룡의 검은 착장을 입은 자들'과 대결을 하는 구도가 되죠.
이 설정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왜냐하면 이소룡은 <그린 호넷>에서 크게 비중 있는 역할은 아니었어요.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기는 했지만, 언어와 인종의 장벽을 넘지는 못했고 이는 당연히 이소룡에게는 좋은 기억이라고는 할 수 없었죠.😥
하지만 홍콩으로 돌아와 <용호투>, <맹룡가광>, <사망유희>까지 연달아 성공하여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사망유희를 기점으로 노란색 트레이닝복과 아식스 운동화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어요.
그래서 이런 내용을 종합해봤을 때 타란티노는 ‘가장 유명했을 때의 이소룡’이 액션배우를 하면서 ‘무명시절의 그린호넷 속 케이토’와 결투를 해 이기는 장면을 만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 오마주한 작품이 이게 끝이야? 더 궁금해!
정말 매력적이었던 대릴 한나🐍
이 외에도 타란티노는 <애꾸라 불리던 여자>에서 나온 캐릭터 설정, <그림자 군단>에서 나온 핫토리 한조 등 정말 다양한 영화 속 요소들을 오마주해 <킬 빌-1부>를 완성했는데요. 어떤 장면에서 어떤 영화를 오마주했는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하단에 있는 영상을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거의 모든 장면이 오마주라고 생각하셔도 좋아요.
https://www.vanityfair.com/video/watch/every-reference-in-kill-bill-vol-1
머큐리 에디터는 킬빌을 보면서 ‘영화가 쫄깃하다’라고 표현했는데, 저도 여기에 크게 공감했어요. 다양한 영화 장면들을 재료 삼아 타란티노 본인의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쫄깃한 ‘쪼’가 생겨난 게 아닐까 싶네요😘
🪐POINT 2. 감각적이고도 유쾌한 사운드트랙
타란티노는 음악 감독을 따로 둬서 순수 창작곡을 사용하는 방식 대신, 직접 고전 팝 음악을 선곡해 영화 속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음악 작업을 하는데요. 그래서 영화 제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하면, 극본(영화)를 쓰기 전부터 오프닝 크레딧 시퀀스에 적합한 곡이 무엇인지 바로 생각해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요.
저는 원래 악보를 잘 안 써요.
나는 그 어떤 작곡가도 믿지 않아… 음악이 너무 중요해요.
돈을 주고 마지막에 네 영화를 보여 준다는 생각,
그리고 나서 그가 그걸 넘어온다는 생각,
저는 그런 책임감을 아무에게도 주지 않을 거예요
— 쿠엔틴 타란티노, 칸 영화제 - 2007년 마스터 클래스
<킬 빌-1부>에 사용된 음악은 오늘날 예능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화나 CF에도 꾸준히 오마주해 사용되었죠. 그 중에서 <킬 빌>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복수'와 '액션'의 느낌을 잘 설명해주면서도 장면과 묘하게 어울려 재미있었던 음악 몇가지를 소개해드릴게요!
🌠 첫째. Nancy Sinatra - Bang Bang
킬빌의 포문을 여는 이 노래는 '낸시 시내트라'라는 가수가 리메이크한 곡이에요. 원곡은 시내트라의 버전보다 인기가 없었는데 시내트라가 원곡과는 다른 분위기로 제작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되었다고 해요.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굉장히 슬프고도 아름답고, 심플하고도 잔혹한 멜로디를 가지고 있어요. 가사 또한 갑자기 사라져버린 남자와의 관계를 총 쏘기 장난에 비유한 내용이죠. ‘멜로디’와 ‘총과 관련된 가사’ 이 두 가지 포인트만 봐도, 총에 맞은 브라이드와 잔혹했던 빌의 모습을 담은 <킬 빌>의 첫 장면이 생각날 정도로 영화와 찰떡인 곡이 아닐까 싶어요
이렇게 이 곡은 타란티노가 킬빌의 ost로 사용하면서 다시금 화려하게 부활했어요. 그래서 각종 CF나 치명적인 내용의 콘텐츠에 단골 음악으로 나오고 있죠. 우리나라에서도 감각적인 영상미로 유명한 ‘헤라’ 화장품 광고에서 이 음악을 샘플링하여 사용하기도 했어요 😙
🌠 둘째. The 5,6,7,8's - Woo Hoo
킬빌에는 어두운 느낌의 음악보다는 코믹하면서도 어디서 들어본듯한 느낌의 음악들이 더 많은데요. 그중에서는 오렌 이시이와 크레이지 88인이 있던 녹엽정에서 흘러나온 Woo! Hoo! 음악이 정말 유명해요.
이 노래도 원래는 원곡이 따로 있었어요. 1959년경에 활동한 THE ROCK -A-TEENS라는 라커빌리 밴드의 Woo Hoo! 라는 곡이죠. 이걸 일본 3인조 가수인 The 5,6,7,8’s가 리메이크 했고, 마침 일본에 있던 타란티노가 이 노래를 듣게 돼요.
그가 일본의 한 옷가게에 방문했을 때, ‘The 5,6,7,8’s 버전의 ‘Woo Hoo’ 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이 노래에 딱 꽂혀버려 가게 사장에게 웃돈을 주고 앨범을 사버렸다고 해요. 정말 띵곡이라 생각했는지 킬빌에 실제 가수들을 출연시키기까지 했어요. 그러니까 녹엽정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던 사람들은 실제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던 가수였던 거죠
또한 이 곡도 킬빌에 공개되면서 빵 떴다고 해요! 지금까지도 이 노래가 들리는 순간 각종 예능 장면이 호로록 떠오를 정도니 굉장히 유명해진 노래라고 할 수 있어요
🌠 셋째. Santa Esmeralda -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원곡은 미국의 재즈 가수가 부른 곡이고, 킬 빌에 삽입된 곡은 산타 에스메랄다가 편곡한 버전이에요. 커버 버전이 대히트를 쳐서 발표 다음해에 댄스/디스코 차트 4위, 빌보드차트 15위를 기록했고, 몇 년 동안 월드시리즈 막간 음악으로도 애용됐다고 해요.
아마 영화를 안 보신 분들도 익숙한 노래일텐데 우리나라에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영화의 테마 곡으로 사용해 유명해진 곡이에요
킬빌에서는 극중 클라이막스 장면인 브라이드와 오렌 이시이가 싸움을 시작할 때 흘러나와요. 간혹 액션영화에는 분위기와 맞지 않게 너무 요란하고 가벼운 음악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 노래는 경쾌한 분위기이면서 비장한 느낌도 잘 살렸어요. 원곡에 디스코, 살사, 라틴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섞여 있어서 두 사람의 싸움이 시작되는 강렬한 분위기와 잘 어울렸던 게 아닐까 싶네요
🌠 넷째. Ironside Siren (📢일명 킬빌 사이렌)
타란티노 감독은 한국인 감독인 정창화의 ‘죽음의 다섯 손가락’이라는 영화도 오마주했는데요. 눈알이 뽑히는 고어한 영화 장면 뿐만 아니라 영화에 등장한 음악도 그대로 따왔죠
죽음의 다섯손가락에서는 주인공의 손이 달아오르는, 그니까 😈흑화😈하는 순간이 다가올 때마다 비장한 곡이 흘러나와요. 여기서 나온 비장한 곡이 바로 ‘아이언사이드 사이렌’이죠! 그리고 이 곡은 킬빌의 브라이드가 버니타, 소피, 오렌 이시이 등 빌런들을 보며 복수를 다짐할 때마다 등장하는 식으로 반영되었어요
또한 타란티노는 킬빌을 제작하기 전에 ‘죽음의 다섯손가락’을 오마주하기 위해 정창화 감독한테 직접 찾아가 허락을 받았다는 일화도 있죠.
🪐POINT 3. 과거회상에 쓰인 애니메이션
<킬 빌-1부>의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특이한 연출을 하나 꼽자면 애니메이션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타란티노는 오렌 이시이의 과거를 표현할 때 실사 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그려 넣었어요.
이 애니메이션 장면은 타란티노가 즐겨보는 <공각기동대>를 제작한 프로덕션 I.G 에서 맡았는데요. 타란티노는 이 장면에 대한 스크립트도 만들었고, 더불어 애니메이터들과 회의하면서 본인이 직접 하나하나 연기하기도 했다고 해요.
여기서 특이한 점은 애니메이션에 3D 그래픽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3D 그래픽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후반 단계에서 여러 레이어를 합성해 역동적이고도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죠. 그래서 4개의 시퀀스를 제작하는 데 1년이 걸렸다고 해요
영화가 개봉되었을 당시에는 실사 영화에서, 그것도 할리우드 영화에서 갑자기 일본 애니메이션이 튀어나오는 연출 자체가 충격이었다고 하네요. 이런 과감하면서도 독특한 연출은 아마 타란티노만이 할 수 있는 연출일 거예요😝
마지막은 너무 멋졌던 우마서먼으로.....🤦♀️
자 이렇게 오늘은 <킬 빌-1부>의 몇가지 포인트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오늘의 콘텐츠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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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r. 시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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